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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C&BICOF만화이야기

어쩜 이렇게 다르니? '개그맨 임혁필''만화가'로 만나본 소감

BICOF2009 연예인 만화사랑 인터뷰1. 만화가 임혁필을 만나다. [호련 편]


대중들은 ‘임혁필’ 이 세 글자를 들으면 그에 대한 수식어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개그맨 임혁필’.
한때 노란 단발머리를 흔들며 세바스찬!! 알프레도!! 하고 박장대소를 선사하던 그의 모습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어쩌면『Feel so good』이라는 육아만화책을 내기도 한 ‘만화가 임혁필’이라는 이름은 아직은 낯선 이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원래 대학도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인터뷰를 하기 위하여 '코리아아트섬머페스티벌'에서 전시를 열고 있던 그를 만나러 갔을 때,
‘임혁필’의 눈빛은 영락없는 예술가의 그것이었다.
대화를 나누면서 연예인이구나, 개그맨이구나 하는 느낌은 없었다.
마치 인사동 어느 거리에서 작은 전시회를 열 것 같은 친근하고 다정한 옆집 화가와 함께 커피를 마시던 느낌. 그리고 만화를 사랑하는 그의 진지한 눈빛에서 따스한 열정과 다정함을 읽을 수 있었다.
인터뷰를 하면서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만나는 지금의 이 사람은 ‘예술가 임혁필’, ‘만화가 임혁필’이라는 것을.


-어떤 만화를 좋아하시나요? 

이야기가 풍성한 만화를 좋아해요. 『20세기 소년』, 『야와라!』,『해피』,『마스터 키튼』등 스토리가 탄탄한 것들이요.『H2』,『터치』같은 작품들도 좋아요. 서정적이다고 할까요.



-저 어제 『해피』보고 울었는데, 우라사와 나오키 팬이시군요. 저도 아다치 미치루 작품도 무척 좋아해요.

아다치 미치루의 작품은 그림체가 부드럽고 서정적이죠. 소설로 치면 마치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보는 것 같아요.
정적이지만 개그가 섞여 있어요. 국내 작가들은 이현세, 허영만 선생님 작품도 어릴 때부터 무척 좋아했고, 강풀도 좋아합니다.
특히 강풀의 만화는 대부분의 작품이 영화화 될 정도로 스토리가 탄탄하죠.
각각 다른 등장인물들이 결국 한 이야기로 다 엮여지잖아요.
또 윤인완, 양경일 콤비의 『신암행어사』,『아일랜드』도 무척 재미있게 봤어요.



<갈갈이를 소재로 한 만화 전시>


-저랑 만화취향이 비슷하시군요.(대 흥분^0^) 그럼 특별히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나요?


너무 완벽하고 멋진 사람보다는 오히려 어눌하면서 모성애를 자극하는 그런 캐릭터가 더 좋아요.
그런 캐릭터가 더 현실적이죠. 아다치 미치루의『터치』,『H2』에 나오는 ‘타츠야’나 ‘히로’같은 인물이죠.
『슬램덩크』의 정대만도 정말 좋아해요.
한때 모든 것을 가졌지만 잃었고, 나중에 다시 복귀를 하지만 체력 때문에 힘들어하며
 ‘그래도 담배는 피우지 않았는데’라고 말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런 캐릭터들을 보면 완벽하면서도 늘 고민을 안고 있잖아요. 만화를 보며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는 것일까 하고 생각합니다. 




-어떤 것인 줄 알 것 같아요. 99%는 완벽하지만 1%의 모자란 모습에 끌리는 거로군요.
그래서 오히려 그런 점이 현실적이고 마음에 와 닿는 것.


맞아요.  우라사와 나오키의『해피』에서 이찌로의 약혼녀 변천교 가문의 히나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나요.
어릴 때부터 ‘착하게 행동해야한다’는 것을 계속 교육 받고,
남이 시키는 대로 인생을 살던 히나가 이제 자신의 뜻대로 살겠다고 결심을 하죠.
그 내용이 그 어떤 소설보다 더 와 닿았어요. 우리나라는 참는 게 미덕이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감정을 표현할 때는 표현해야하거든요. 그런 캐릭터들이 정이 가요.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는 임혁필님>


-주로 만화는 얼마나 자주 보시나요?

늘 만화책을 갖고 다녀요. 집에서도 화장실이나 쉬는 공간에는 만화책을 비치해두고 있어요.
거의 매일 만화를 보지만, 컴퓨터보다는 책을 선호해요. 웹툰은 잘 안 봐요.
강풀 만화도 모두 책으로 사서 봤어요. 만화책을 많이 사보려는 편이예요.
사람 4명이 모여 술 한번 마시도 돈 10만원가까이 나가잖아요. 그만한 돈으로 책을 사면 정말 많이 살 수 있는데...


-만화가가 된 계기가 있나요?

대학교 때 서양화를 전공했어요. 그림이 좀 힘든 직업이잖아요.
개그맨 시험을 봤는데 운 좋게 한 번에 되었지만, 그림을 버릴 수는 없었어요.
개그와 나의 그림을 접목시키는 것이 뭐가 있을까 해서 만화를 그리게 되었는데, 연재 후 반응이 좋아서 출판도 하게 되었죠.
올해 12월에는 개그일기란 내용의 만화를 출간할 계획입니다.




-BICOF2009에 대해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축제가 좀 더 국제적이고 참여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만화가 소설, 뉴스, 시사 잡지보다 좋은 이유는 쉽기 때문이죠.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였으면 좋겠어요. 아무리 만화를 몰라도 둘리, 까치, 꺼벙이는 다 알거든요.
만화를 모르는 사람도 즐길 수 있는 그런 축제가 되어야지 만화를 하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만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서는 안 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만화가 지망생에게 응원의 한 마디 해주신다면?

많은 사람을 만나고, 경험을 많이 하세요.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다른 사람을 통해 얻으시고요.
자꾸 교류하고 사람을 만나 경험을 얻으면 그게 자산이 되고, 훌륭한 만화가가 될 것입니다.




<탤런트 박상원씨가 전시를 관람하러 오셔서 기념촬영하는 장면.>



제12회 부천국제만화축제 BICOF2009!!

2009년 9월 23일(수)~27일(일)
, 5일간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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