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만화씨, 어디쯤 오셨나요?

부천국제만화축제가 열리는 복사골 문화센터 3층에는 최근에 온라인 연재와 출판 등을 통해 독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인기 만화 11편이「유쾌한 만화씨, 어디쯤 오셨나요?」라는 이름으로 한자리에 모여 전시되고 있다. 언뜻 보면 서로 닮은 구석이 전혀 없는 이들 11팀의 작품들은 각각 할당된 공간에서 저마다의 개성과 분위기를 한껏 전달하며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김규삼의 <입시명문 사립 정글고등학교> 전시공간에는 만화 속의 기상천외한 상담소인 까페가 현실에 재현되어 운영되고 있다.

깜찍한 만년삼과 불사조 캐릭터는 인형으로 제작되어 한 면을 장식했다. 게다가 미청년이 상담을 하고 있어 관람객들의 줄은 끊이지를 않고 길게 이어졌다. 강풀의 <그대를 사랑합니다>에는 주인공인 김만석 할아버지, 송씨 할머니와 함께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포토존이 있다. 조석의 <마음의 소리>에는 커다란 캐릭터 가면이 준비되어 있어 누구나 만화 속 코믹한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박형동의 <바이바이 베스파>에는 하얀 파도가 부서지는 파란 바다 그림이 시원하게 벽면을 둘러싸고 있었다. 작가의 손길이 묻어나는 러프한 스케치들, 베스파를 타고 있는 주인공의 오브제, 몽환적인 음악과 함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바이바이베스파>를 통해 보다 작품을 가깝게 느낄 수 있다. 토마의 <속좁은 여학생>에는 만화 주인공의 방이 꾸며져 있었다. 연보라색의 예쁜 소파 위에서 휴식을 취하며 작품 특유의 여성스럽고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최호철의 <을지로 순환선>, 김수박, 권용득, 마영신, 앙꼬, 김성희 등 13명의 작가가 소속되어 있는 만화잡지 《Sa》작가의 작품 전시도 있다. 호연 작가의 <도자기>전에서는 직접 도자기 제작 체험을 할 수 있는 부대행사가 진행되었다. AUGUST25의 <구로막차 오뎅 한 개피>도 성인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끌었다. 윤태호의 <이끼>와 양영순의 <란의 공식> 공간에는 백열전등, 커튼, 검정 색상 등을 주로 활용해 공포 분위기를 형성하며 스릴러 만화의 분위기와 메시지를 단숨에 전달했다.

한 쪽 공간에서는 대형 화면을 통해 이번 「유쾌한 만화씨...」전시에 참여한 김수박, 윤태호, 최호철 작가의 영상 인터뷰가 상영되고 있었다. 작가들의 만화에 대한 생각, 각자의 만화 작업 스타일, 평소 읽는 책, 지금 갖고 있는 소지품 등 엉뚱하고 재미있는 얘기는 물론, 진지하고 속 깊은 얘기들도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김수박 작가의 인터뷰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표현이다. 마음의 표현. 다양한 표현 수단 중에 만화를 선택한 것은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표현의 수단이 만화이기 때문이다. 내가 춤으로 표현하고자 했으면 꼴사나웠을 테니까. 3년간 도서관으로 출퇴근한 적이 있을 정도로 도서관에서 작업하는 것을 좋아한다. 도서관에는 각자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어떤 기나 열정을 느낄 수 있다.” 라고 작가는 말했다.
윤태호 작가의 답변도 인상적이다. “주로 영화를 보기 보다는 고전을 읽는다. 황석영, 이문열, 조정래, 하루키, 무라카미 류, 밀란 쿤데라 등의 책. 왜 작가가 이런 책을 썼는지, 어떻게 받아들이고 읽어야할지를 생각한다.”고 작가는 말했다. 또한 온라인 미디어에서의 만화연재에 대한 질문에 “유료사이트에선 독자들이 오히려 작품에 애정 어린 시선으로 적극 지지해준다. 그러나 무료사이트에선 쉽게 비난을 하는 것 같다.”라고 대답했다. 앞으로 만화가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진 사람에게 꼭 놓치지 말라고 권유해주고 싶은 작가 인터뷰 영상이다.

전시장 옆 무대에서는 ‘주사위 던지기’ 이벤트가 어린이들과 어머니들의 큰 호응 속에서 시종일관 유쾌하고 즐겁게 진행되고 있었다. 「유쾌한 만화씨...」전시에 참여한 작품들 속의 캐릭터가 각각 주사위 여섯 면에 붙여져 있어, 두 개의 커다란 주사위를 동시에 던져 같은 모양이 나오면, 냉차 쿠폰을 받아갈 수 있는 행사다.
기존의 전형적인 만화로부터 한발 비껴나, 유연해진 스토리 소재와 종횡 무진 창의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만화들과, 그 작품들에 어울리는 이색적인 상상력이 묻어나는 볼거리를 제공한「유쾌한 만화씨, 어디쯤 오셨나요」. 우리 만화의 미래를 밝고 풍성하게 만들고 있는 이들 작가와 작품에 좀 더 뜨거운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취재_김상선
 
by) 운영자100
Posted by ICC&BICOF 비코프BIC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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