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COF 2008 에는 "세바스찬" 이 그린 만화도 있다.
늦은밤, 더위에도 지치지 않고 즐겁게 축제를 준비하시는 모든 스텝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
부천만화정보센터의 정기간행물 <만화정보 코믹타운> 40호에 실릴(8월 1일 발간 예정) 임혁필 작가!와의 인터뷰입니다.
만화가로서 당당히 축제의 일원이 된, 우리 축제의 메인 사회까지 맡아주시며 특유의 해맑은 미소까지 덤으로 선물해주신 임혁필 작가와의 설레는 만남을 기대하면서....재밌게 읽어주세요. ^^
BICOF 2008 에는 세바스찬이 그린 만화도 있다 ‘임혁필’
인터뷰_김유리
얼마 전 개그 콘서트에 반가운 복귀무대가 있었다. "나가있어!"를 외치다가 그동안 방송3사에서 나가 있었다며 블랙유머를 시전한 그는 바로 고귀한 혈통 윌리엄스 세바스찬 주니어 3세, 임혁필이다. 그리고 잠시 방송에서 나가 있던 사이 만화책을 한 권 그려서 들고 왔다. 이 엉뚱한 시도는 보여 지는 것과는 달리 사실 전혀 엉뚱한 시도만은 아니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그는 틈틈이 그린 그림을 미니홈피에 올려 그림실력을 증명한 바 있다. 그리고 올 해 4살 난 딸이 태어나고 자라면서 느꼈던 기쁨과 행복, 깨달음을 고스란히 만화로 담아낸 것이다. 무대 위에서 사람들을 웃게 하던 그가 종이 위에는 어떤 이야기를 담아냈을지 궁금해진다. BICOF 2008에서 만화가 임혁필이 들려줄 이야기들을 살짝 먼저 들어본다.
Q. 서양화를 전공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개그맨이 만화책을 낸다는 것이 상당히 신선한 시도로 느껴지는데. 만화를 그리게 된 계기는 어떤 것인가?
A. 원래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그렸다. 대학도 청주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고. 그러다 보니 개그와 그림을 접목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다가 그것에 가장 가깝게 접근 할 수 있는 것이 만화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인터넷에 만화를 연재를 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그 이후로 이렇게 책도 내게 되었다.
Q. 한 편으로, 미술학도로써 개그맨 공채 시험에 응시하시게 된 계기도 궁금해진다.
A. 사실 유명한 대학을 나온 것이 아니다 보니, 서울의 학생들에 비해 핸디캡을 좀 가지고 있었다. 순수 미술을 전공했기에 경제적인 미래도 불확실했고. 거기다가 미술재료들은 또 왜 이렇게 비싼 것인지! 아무튼 그때 당시에는 집안형편이 안 좋아 계속 미술을 하기엔 많이 힘들었던 시기였다. 그러던 어느 날,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마침 개그콘테스트에서 신인 개그맨을 모집한다는 광고가 나오고 있었다. 학교에서 친구들이 나에게 재밌고 웃기다고 했었는데,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동네 개그맨 이었던 것에 자신감을 얻어 시험에 응시하게 되었다. 그런데 운이 좋아 한 번에 붙었다. (웃음) 그래서 지금까지 열심히 하고 있다.
Q. 개그도 만화도 대상을 즐겁게 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부분이 있을 텐데, 만화를 그릴 때와 개그프로를 준비할 때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A. 보시는 분들은 즐거우시겠지만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창작의 고통이 따른다. 하지만 다른 점은 글쎄. 방송보다는 만화가 덜 직접적이지 않나 생각된다. 방송은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게시판 같은 곳에 직접적으로 재미있다 없다 평가가 바로바로 나오는 거에 비하면 만화는 좀 더 많은 생각과 감상 뒤에 평이 나오는 것 같다.
Q. 개그가 만화 제작에 도움이 된 부분, 혹은 역으로 만화가 개그에 도움이 된 부분들도 있었는지?
A. 확실히 많은 도움이 된다. 실제로 개그 아이디어를 짜면서 만화를 많이 보게 되고. 나의 경우 개그를 하면서 아이디어 회의 때 하는 것들을 만화를 작업하면서 적용한 적도 많다. 아마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작업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지 않을까? (웃음)
Q. 온라인 미니홈피에 올라온 그림들을 보면, 육아일기 외에도 다른 작품을 준비하고 계셨던 것 같은데 다른 작품도 만들 계획이 있는가?
A. 물론이다! 다양하게 해 볼 생각이다. 기존의 전문 만화가분들에 비하면 실력은 많이 약하지만 개그맨 생활을 하면서 아이디어나 재치 순발력은 다른 사람 못지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만화에 적용한다면 다른 재미있는 만화도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요새 카툰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고 있다.
Q. 필력이 강한 그림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평소 어떤 작품들을 즐겨 보는지? 좋아하는 작가와 작품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A. 한국의 모든 작가 분들을 존경한다. 아무래도 나의 유년시절에 많은 영향력을 주셨던 분들을 존경하고 있다. 이현세님 허영만님 이상무님 고유성님 장태산님 백성민님 등. 너무나 존경한다. 최근에는 일본 작가들 작품을 많이 보게 된다. 아다치 미츠루, 우라사와 나오키, 츠카사 호조, 다케히코 이노우에 등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한 분들인데, 그 중에서도 아다치 미츠루의 작품을 좋아한다. 진지함에서 나오는 상당히 고급스런 개그가 있다고나 할까. 그리고 소녀풍의 그림도 마음에 든다.
Q.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는 사회 뿐 아니라 작가로서 부스를 내고 참가하게 되었는데, 어떤 식으로 부스를 운영할지 궁금하다. 작가로서 공식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니 기대도 남다를 듯한데.
A. 아무래도 하는 일이 따로 있어서 눈이 커지도록 신기하거나 멋지게 준비하지는 못 할 것 같지만, 많은 분들이 축제에 오셔서 보고 가시면 좋겠다. 아직도 내가 만화 그리는지 모르시는 분들이 많다. 오셔서 임혁필의 색다른 모습도 보고 가시면 좋겠다.
Q. 자신의 작품은 사람들에게 어떤 식으로 다가갔으면 하는가?
A. 편안한 작품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 너무 진지해서 인상 쓰면서 보는 작품보다는 화장실에서든 어디에서든 시간을 때우든 그냥 심심풀이 땅콩처럼 별 다른 생각 없이 피식 피식 웃으면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차피 요즘 세상이 너무 심각하고 웃을 일도 하나 없는데 만화를 보면서 까지도 심각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Q. 앞으로 추구하고 싶은 작품 스타일도 그런 것인가?
A. 작품스타일이라고 얘기하면 너무 거창하고, 생활 속에 있는 편안한 이야기들, 그리고 풍자가 있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Q. 최근에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만화와 관련해 다른 계획도 있는가?
A. 요새는 일주일 내내 아침마다 "EBS FM 부모라디오 알토란" 에서 진행을 보고 있고, 《아이 첼린지》 라는 아이들 잡지에서 육아일기를 계속 연재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이라면 부천국제만화축제 잘 준비하고, 다른 만화들을 모아 전시할 계획도 있다. 조만간 개콘에 다시 복귀해야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