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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자기 실험과 시도로 아직도 진화하고 있는 김동화의 첫 전시회

끊임없는 자기 실험과 시도로 아직도 진화하고 있는 김동화의
첫 전시회
-김동화 특별전 ; 등-
 
만화가 김동화. 어린 시절 교실 뒤편에서 <아카시아>와 <요정핑크> 등을 돌려보며 한국 순정만화들에 열광했던, 나를 포함한 비슷한 연배의 소녀 떼(?)라면 아마도 공통된 기억 하나가 있을 것이다. 이렇게 예쁜 순정만화를 그리는 김동화 작가가 연세 지긋한 남자작가란 사실. 그 놀라운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의 충격은, 아마도 작품 속 큰 눈망울의 순정 그림체 외에도 순수한 연애 감정들과 아기자기한 공주 스토리들에서 느껴지는 여성스런 감수성 때문일 것이다.

중학교 시절 만나던 작가의 서정적인 그림들을 올해 축제의 행사장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전년도 부천만화상 대상 수상자가 이듬해 축제의 메인작가가 되는 부천국제만화축제의 전통에 따라, 2007 대상 수상자였던 김동화 작가의 특별전이 열린 것.

<Part 1. 등> 축제의 메인 소재인 ‘등’의 한지 위에 <황토빛 이야기>, <기생이야기>의 이미지와 색채가 은은하게 묻어나 전시장을 비춘다. 등에서 풍기는 분위기와 한국적 정서가 자연스레 녹아있는 작품들의 조화가 멋지다.
<Part 2. 요정핑크> 8,90년대 <보물섬>에서 연재하던 귀여운 요정 핑크를 만날 수 있는 두 번째 방. 사실 전시 자체에 대한 감상보다도, 잊고 지낸 친한 친구 같은 이 조그만 소녀를 다시 만난 반가움이 더 밀려든다. 핑크가 아리따운 공주로 변신하는 순간, 그 시절의 어린 맘에 동화돼 벅찬 감동에 젖어 방방 뛰었던 옛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
<Part 3. 기생이야기>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기생이야기> 섹션에서는 한지부조 공예작품과 족자, 예스러운 소품들이 함께 전시됨으로서 작품의 배경과 정서를 잘 보여준다. 그저 순정만화가로만 알고 있던 작가의 새로운 모습을 감상함으로서 작가 작품인생의 전환기를 가늠할 수 있다.
<Part 4. 빨간자전거> 농촌을 배경으로 하는 가슴 따뜻한 만화에세이 <빨간자전거>는 작년 부천만화상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빨간자전거>를 주제로 한 네 번째 방에서는 목각인형과 조형물을 비롯해, 촬영지 사진과 스케치, 최종 원고본이 함께 비교 전시되어 관객은 작가의 작업과정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다.
& <Part 5, 6>. '작가의 방'과 이벤트 존은 전시 외의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공간이다. 동료작가 34인이 그려낸 김동화 작가 캐리커처부터 숨은그림찾기와 편지쓰기 체험 등의 이벤트들은 관객이 직접 참여해 전시를 추억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를 준다.

김동화 특별전은 김동화 작가의 작품세계의 변화와 발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자리이다. 33년간의 끊임없는 자기 실험과 새로운 장르적 시도들을 바라보며, 예순을 바라보는 중견 작가의 거듭되는 진화와 그 안의 노력들을 읽어 내릴 수 있다. ‘오랜 세월 동안 다양한 작품 활동으로 한국 만화에 큰 족적을 남긴 작가, 한국 만화계를 위해 현재까지도 활발한 활동과 기여를 하고 있는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특별전이 김동화 작가의 첫 개인전이란다.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또 그만큼 꽉 찬 전시이기에 우리 만화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잊지 말고 챙겨봄직 하다. 전시는 축제가 막을 내리는 17일까지, 복사골 문화센터 2층 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취재_강정연